“당대표 지위 확인”에만 몰두한 ‘김민석의 한 달’

9월 17일로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선출된 지 만 한 달이 된다. 아무리 집권여당 대표라도 선출 한 달 시점에 어떤 평가를 한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지만, 사상 최고로 치열하고 혼탁했던 전당대회 과정과 선출 이후 김 대표의 요란한 행보, 그리고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지방선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국면에서 맞는 한 달인지라 간략하게라도 평가해볼 필요가 있어보인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27일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2026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민주의 황금시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6.8.27

한 달 간 당 지지도 11.8%p 하락…정청래도 같은 기간 –9.9%p 하락

우선 살펴볼 것은 민주당의 여론조사 지지도다. 8월 17일 직전(8월 2주)과 최신 조사(9월 2주)를 비교해보면 한국갤럽은 41%에서 38%로 3%p 떨어졌고, 리얼미터는 47.9%에서 36.1%로 11.8%p 떨어졌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전임 정청래 대표도 취임 직후 당 지지율이 떨어졌다. 2025년 8월 2일 직전(한국갤럽 7월 3주, 리얼미터 7월 5주)와 취임 한 달 시점(9월 1주) 조사에서 한국갤럽은 46%에서 41%로 5%p, 리얼미터는 54.5%에서 44.6%로 9.9%p 떨어졌다. 하락폭도 비슷하다.

당대표 취임 직후 한 달간 정당 지지율 추이 비교

취임 직전 대비 취임 한 달 시점 지지도 변동폭 분석

현 지도부 (2026) 8월 2주 → 9월 2주
한국갤럽
41% → 38% -3.0%p ▼
리얼미터
47.9% → 36.1% -11.8%p ▼
전임 정청래 (2025) 취임 직전 → 9월 1주
한국갤럽 (7월 3주 → 9월 1주)
46% → 41% -5.0%p ▼
리얼미터 (7월 5주 → 9월 1주)
54.5% → 44.6% -9.9%p ▼
💡 분석 포인트: 취임 초기 컨벤션 효과 대신 두 지도부 모두 조사 기관별로 3~11%p 안팎의 동반 하락세를 보이며 유사한 조정 패턴을 나타냄.

차이가 있다면 정청래 대표는 지나치게 강경한 대야 태도가 비판의 대상이 됐고, 김민석 대표는 상식을 벗어나는 당내 강경 태도가 문제가 다른 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떨어진 지지율’이 정청래 대표는 리얼미터 기준으로 40%대 중반인 데 반해 김민석 대표는 30%대 중반인 것이 중요한 차이점이다.

정청래 대표는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내란 정권의 하수인들과는 악수조차 나눌 생각이 없다”,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며 “장동혁과는 악수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약속을 너무 경직되게 지키며 국힘에 대한 공격 일변도를 유지한 것이 중도층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반해 김민석 대표는 국힘과의 관계는 아예 관심의 대상조자 되지 않고, 모든 행보가 자신의 당내 입지를 강화시키는 데만 집중하며 당내 분열을 강화하고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이 당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관련 기사 보기 : 위기 국면서 헛발질만, 김민석 민주당 리더십 발휘하고 있나<경향신문>

여론조사로 입증되는 金 당내 분열 가속과 鄭 대야 강경 모드

이런 평가는 여론조사 결과의 세부 내용으로 더욱 정확하게 뒷받침된다.

우선 연령대에 있어서 정청래 전 대표는 특정 세대의 붕괴 없이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10~11%p 안팎으로 고르게 빠져 전반적인 기대감 조정 성격이 짙었다. 반면 김민석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내내 목매달다시피 강조했던 20대(18~29세)에서 17.5%p 폭락하며 지지율이 15.0%까지 주저앉았고 70대 이상(-15.4%p)도 크게 떨어져, 허리층(30·40대)에 비해 미래 세대와 고령층 양극단에서 극심한 민심 이탈이 빚어졌다.

가장 차이가 나는 것은 이념성향이었다. 정청래 전 대표는 진보(-6.2%p)와 중도(-6.4%p)에서 평균 이하의 하락폭으로 전통 지지층의 지지가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보수(-13.2%p)와 잘모름층(-14.4%p) 등 외곽의 이탈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그러나 김민석 대표는 진보층에서 13.6%p(77.1%→63.5%) 급락해 핵심 지지층에서 직접적인 균열이 일어났다. 정청래 전 대표의 대야 강경 모드가 보수층의 반발을 불러왔다는 평가와 김민석 대표가 전당대회 후 반드시 필요한 당내 화합과는 정반대로 핵심 지지층의 분열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데이터로 입증되고 있다.

비록 한 달 간의 결과지만 여론조사로 보면 김민석 대표는 전통 지지층도 잃고 있고 ‘외연 확장’의 대상으로 공을 들이는 청년층과 노년층으로부터 극단적인 외면을 받는, 게도 잃고 구럭도 잃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구분 전임 정청래 체제 현 김민석 체제
세대별
하락 양상
전 연령대 10~11%p 고른 하락
특정 세대 붕괴 없는 기대감 조정
20대·고령층 양극단 급락
• 20대: -17.5%p (15.0%로 추락)
• 70대 이상: -15.4%p
이념성향별
이탈 구조
외곽(보수·무당층)이 하락 주도
• 진보 -6.2%p · 중도 -6.4%p (선방)
• 보수 -13.2%p · 무응답 -14.4%p
핵심 지지층(진보) 직접 붕괴
• 진보층: -13.6%p 급락
(77.1% → 63.5%)
핵심 요약 대야 강경 노선에 따른 외곽 반발 청년 이탈 및 코어 지지층 분열

金 “내가 민주당의 대표다”…자격지심과 자기도취

뮤지컬 <명성황후>에 “내가 조선의 국모다!”라고 외치는 유명한 대사가 있다. 명성황후에 대한 역사 왜곡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대사는 대중의 뇌리에 깊이 박힌 폭발적인 상징성을 지닌다. 김민석 대표의 한 달은 시종 이 대사를 생각나게 해주는 기간이었다. 김민석 대표는 대표 선출 후 시도 때도 없이 “내가 민주당의 대표다!”를 외쳐대는 모습이었다. 누구도 그의 대표로서의 자격과 권위를 부정하거나 부인하는 것도 아닌데, 마치 스스로 가상의 법정에서 ‘당대표 지위 확인’ 소송이라도 벌이는 모습이었다.

그것은 대통령의 노골적인 지원과 극소수를 제외한 거의 모든 민주당 의원들의 옹위를 받고 선호투표 소수결, 불법 전화방 의혹, 지방의원 강제 동원, 선관위의 편파적 선거 진행 등 온갖 불법과 편법과 불공정 등 모든 힘과 방법을 총동원하고도 1차에서 과반을 얻지 못하고 선호투표로 8% 차이로 겨우겨우 이긴 것에 대한 자격지심일 수도 있고, 자칭 DJ 황태자에 독보적인 전략통에 이재명 정부 초대 총리라는 등등의 이유로 극단적인 자기도취에 빠져있는 결과일 수도 있다.

그런 특이한 심리 상태는 두 가지 방향으로 표출됐다. 하나는 잠재적 경쟁자에 대한 배제와 멸시, 그리고 다른 하나는 뭐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는 자의적 권한 행사다. 김 대표가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것은 존재감과 정통성을 스스로 증명하려는 강박이었다. 그는 8월 19일, 첫 최고위원회로 열린 부산시당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아래와 같이 강조했다.

“김민석 지도부는 1인 1표 당원 주권에 의한 첫 선택으로, 그중에서 특별히 당원 주권 핵심인 권리당원과 대의원에 있어서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출발하는 지도부입니다. 제가 주장한 민생·실용·확장 노선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8월 19일 부산 동구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부산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2026.8.19

본인의 당선이 가지는 의미를 가장 최대치로 극대화한 것이다. 그런데 당대표 선출 방법 중 권리당원 투표와 대의원 투표만 언급하고 30%를 차지하는 국민여론조사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가 승리하지 못한 부분이다. 그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강조한 ‘지도부’에는 국민여론조사에서 ‘압도적지지’로 1, 2, 3위를 차지한 받았던 이성윤, 최민희, 한민수 최고위원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굳이 국민여론조사를 누락한 것은 자신이 이기지 못한 것에 대한 앙심이 있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김 대표는 곧바로 국민여론조사가 조작됐다며 모 유력 유튜버를 당의 명의로 고발 조치시켰다.

잠재적 경쟁자 압박과 우당에 대한 배제

김 대표는 8월 27일 의원 연찬회에서는 직전 대표 면전에서 “정 전 대표는 대표적인 ‘중도층 없다’ 주의자로 함께 갈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왜곡된 규정으로 면박을 줬다. 전당대회 당시 지지층 분열의 진앙이었던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연합’ 프레임에 대해서는 한 달이 지나도록 단 한 줄의 사과나 해명도 내놓지 않았다.

정부 정책을 비판한 당내 인사들을 향해서도 거친 경고를 쏟아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비판을 두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의 전조에 빗대는가 하면, 지자체장 감찰을 거론하며 “재공천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는 공천권 겁박을 서슴지 않았다.

우당을 대하는 태도 역시 위태롭다. 대표 직속 대통합추진단을 띄우며 조국혁신당과의 연대를 표방했으나, 정작 “지분을 나누는 시대는 지났다”, “원칙은 경쟁력”이라며 요구하지도 않은 지분을 문제 삼아 상대 당을 ‘지분 챙기기 세력’으로 격하시켰다. 이는 잠재적 대선 주자인 조국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비판을 정책적 논쟁으로 수렴하지 않고 충성도와 흔들기로 치환하면서 당의 지지 기반을 스스로 좁혀버렸다.

통치와 인사, ‘시스템 실종‘과 자의성의 극대화

또 다른 축은 자의적인 당 운영이다. 김민석 체제의 한 달을 상징하는 단어는 ‘조직 과잉(Organizational Inflation)’이다. 대통합추진단, 공천혁신추진단, 정당개혁추진단, 개헌추진단, 민주당TV TF 등 하루에만 10개 기구의 첫 회의를 열 정도로 기구를 남발했다. 현재 설치된 TF와 특위는 언론 추산 26~30개에 달해 당내에서조차 ‘의원 1인 1TF’라는 자조가 나온다. 당의 방향성을 담보해야 할 특별기구가 의원들에게 감투를 씌워 대표 중심의 줄을 세우는 수단으로 전락한 셈이다.

운영 방식 또한 공적 시스템에서 벗어났다. SNS를 통해 구성원의 복장과 회의 모습까지 일일이 지시하고, 민주당TV 새벽방송 편성을 주문하는가 하면, 의원회관 목욕탕을 돌며 비공식 채널로 당직을 제안하는 행태가 이어졌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연출할 수는 있어도, 정당 시스템의 정상 작동과는 거리가 멀다.

이러한 자의성의 정점은 강득구 의원의 민주연구원장 임명이다. 전임 체제 내내 최고위원으로서 사사건건 지도부의 발목을 잡고 합당 국면마다 혼선을 초래했던 측근 인사를 싱크탱크 수장에 앉힌 조치는, 당의 미래 전략보다 사적 충성도를 우선하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었다.

김 대표는 최근 지지율 급락을 두고 ‘지난 지방선거 부진’과 ‘집권 1년 차 허니문 종료’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외부화했다. 100일 안에 지지율을 10%p 끌어올리겠다고도 장담했다. 그러나 정당의 경쟁력은 대표가 끊임없이 권력을 과시하는 곳이 아니라, 대표가 보이지 않아도 공적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굴러갈 때 나온다. 당내 경쟁자를 찍어 누르고, 자의적인 기구 남발과 측근 인사로 점철된 지난 한 달을 직시하지 않는다면 지지율 반등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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